보르도 와인의 전설 페트뤼스(Petrus) 이야기
페트뤼스 와인은 가수 빅뱅 탑(Top)이 입대할 당시에 영화배우 이병헌이 선물한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고가의 1987년 빈티지 와인이며 레이블에 짧은 편지글을 써서 전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빅뱅의 지드래곤이 탄생 빈인 1988년 빈티지 페트뤼스 와인을 마신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한국에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럼 많은 연예인과 부자들의 사랑을 받은 페트뤼스 와인의 생산지와 와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페트뤼스(Petrus) 떼루아
페트뤼스는 포므롤(Pomerol) 아펠라시옹에 위치하고 있는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산지를 말하며, 장 프랑수아 뮈에와 그의 자녀들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콜롬비아계 미국인 억만장자인 알레한드로 산토 도밍고에서 20%의 지분을 넘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페트뤼스 포도밭 면적은 11.4 헥타르 정도 되고, 2010년 말부터는 메를로 포도 품종만으로 레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포므롤 고원 대부분은 자갈밭이지만 28 에이커의 면적을 가진 페트뤼스 포도밭은 풍부한 철분을 가진 점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페트뤼스 포토원의 포도나무 평균 수명이 45년 이상이며 80년 이상인 나무도 있습니다. 페트뤼스 산지는 수확량을 줄이는 대신 포도의 품질 향상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에끌레르시사주를 시행하기도 했던 보르도 최초 농장입니다. 특이한 점은 겨울에 토양 건조에 도움을 주는 잡초를 일부러 심고, 일 년에 3번 정도 잡초를 제거합니다. 무기질 함유량을 높이기 위해서 화학 비료도 사용합니다. 포므롤 지역은 면적이 매우 작아서 포도 생산량 또한 가장 적습니다. 포메롤의 와인 생산량은 생테밀리옹 와인 생산량의 15%에 불과하기 때문에 희귀한 편입니다. 포므롤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밭이 페트뤼스 포도밭인데 크기가 매우 아담해서 생산량도 적습니다. 이것이 보르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된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연평균 와인 생산량이 30,000병 정도이니 그럴 만도 합니다.
페트뤼스 와인
페트뤼스 와인은 보르도 지역에서 가장 비싸고 그만큼 유명한 와인이며, 750ml 기준으로 2,630 달러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외적인 빈티지 와인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르도 5대 샤토보다는 가격이 높게 책정되기도 합니다. 부르고뉴 와인 다음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며, 세계에서 6번째로 비싼 가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도를 수확할 때는 2~3일 동안 손으로 수확하고, 12~16개월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됩니다. 우아한 스타일이며, 복합적인 향과 과실 향이 풍부합니다. 메를로만으로 만든 와인인데도 바디감이 풍부하고 진한 감칠맛의 감동을 가져다줍니다. 1855년에 보르도 등급 분류에 포므롤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고, 1878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은 것 외에는 유명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약혼식과 결혼식 등 행사에 공식적으로 페트뤼스 와인이 지정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영부인이 즐겨 마신 와인으로도 유명합니다.
레이블에 담긴 의미
보통 보르도 최상급 와인의 라벨에는 와이너리 앞에 '샤토'가 붙습니다. 하지만 노란색 바탕에 붉은 글씨가 쓰인 페트뤼스 와인의 레이블에는 '샤토'가 붙지 않습니다. 페트뤼스 지역 내에는 샤토가 없기 때문에 페트뤼스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와인을 이야기할 때는 '페트뤼스'라 하지만, 와이너리를 말할 때 '샤토 페트뤼스'라고 해도 됩니다. 페트뤼스 와인 레이블을 보면 오른손에 천국의 열쇠를 든 인물의 모습이 보이는데,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12명의 제자 중 하나인 베드로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페트뤼스는 영어로 Peter이며, 라틴어 이름 'Pierre'를 뜻합니다. 로마 시대 수도사들의 성지 순례길의 중간 지점이 포므롤 마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병원을 짓고,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를 하면서 수도원의 와인으로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