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역사 로마 와인으로 인한 부와 멸망
와인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술입니다. 벽화, 그릇 등으로 와인의 많은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는 고대시대의 와인 문화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와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로마 제국은 어떻게 와인을 생산하며 부를 거두었는지, 어쩌다가 멸망한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와인의 시작은 선사시대
선사시대부터 와인은 인류와 함께 한 술입니다. 와인 생산에 대한 최초 기록은 7,0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그때의 기록을 보면 전 세계 인구 100명 중에 한 명이 와인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와인은 고대인들이 머리를 짜내면서 발명한 것이 아니라 아주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마치 불이 발견되기만 기다리던 그런 자연적인 현상이 가지고 온 것입니다. 포도 알 속에는 와인에 필요한 모든 게 갖춰져 있습니다. 껍질에 하얗게 붙어있는 이스트가 포도즙에 섞이기만 하면 이스트가 당분을 알코올로 바꿔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와인은 발효된 포도주인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와인 제조업자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선호합니다. 즉, 포도를 으깬 다음부터는 자연이 알아서 하게 놔두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려면 무엇보다 기후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언제 어디에서 인간이 처음으로 와인을 제조하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고대 시대 와인 문화
고대 시대에 와인을 제조했다는 과학자들이 밝혀낸 가장 중요한 단서는 포도의 산 성분인 '타르타르산(tartaric acid)'입니다. 고대 이란의 그릇에 남아있는 와인의 흔적을 채취하였고, 그 결과 인류는 최소 7천 년 전부터 와인을 제조했다고 추정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둘 다 제조했다고 봅니다.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이유는 취하고 싶어서 와인을 찾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맛과 향을 느끼는 기본적인 감각이 호르몬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은 기원전 8,000년 경, 인류가 정착생활을 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포도 농사를 시작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와인은 곧 고대 시대의 사치품이 되었습니다. 대체로 와인은 귀족들의 술이었고, 평민들은 맥주를 마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와인을 원했지만 포도나무 덩굴은 아무데서나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장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금세 식초로 변했습니다. 고대 시대 와인 무역이 크게 발달하였는데, 특히 이집트 파라오들은 사후세계를 준비할 때에도 와인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기원전 3,000년 경 이집트 파라오들은 무덤에 와인을 넣기 위해 와인을 수입했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700여 개의 와인 항아리를 들여왔고, 곧 이집트인들은 와인 제조 기술을 익혔습니다. 이집트인들은 무덤에 와인을 보관하는 저장소까지 따로 만들었고, 많은 와인 항아리에서 생산 연도와 생산자 이름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항아리에는 '고급', '축제용' 등 용도를 적어두었습니다.
와인의 다른 용도
고대 문명국가에서 와인은 쾌락을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약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기원전 450년, 서양 의학의 아버지인 그리스의 학자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들에게 와인을 전하게 됩니다. 와인은 모든 병을 치료하고 신체의 균형을 위해 사용되었는데, 와인을 마시면 예뻐지고, 머리카락이 자라고, 정신이 맑아진다고 하였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현대 과학자들이 밝혀낸 와인의 효능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당량의 와인이 심장병을 예방한다고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와인의 케르세틴 성분이 우리 몸에서 진정제 역할을 하고, 레스베라트롤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긍정적인 효능이 밝혀진 것은 15~20년 정도밖에 안되었습니다. 고대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와인이 식수를 안전하게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식수에 와인을 넣어 마셨습니다. 그리스인들은 1:3 또는 2:3의 비율로 와인에 물을 타서 마셨습니다.
로마 제국 와인으로 멸망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디오니소스가 등장할 정도로 와인은 로마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만약 로마제국이 없었더라면, 현재 우리가 마시는 와인은 매우 달랐을 것입니다. 기원전 200년 경부터 서기 200년까지 로마 군단이 식민지를 건설한 곳은 어김없이 넓은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고대 시대 와인은 곧 로마 문화의 상징이었고, 로마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로마 문화의 근간이었습니다. 로마의 와인 문화가 발달하면서 특히 귀족들이 와인을 마실 땐 내용물 못지않게 와인을 담아 마시는 그릇 또한 매우 중요했습니다. 두 손으로 잡고 마시기 편리하게 만들었고, 로마인들은 와인을 유리병에 담았습니다. 상류층은 최고급 와인을 마셨고, 노예들은 일할 때 힘을 얻기 위해 묽은 와인을 마셨습니다. 로마 군인들 또한 매일 와인을 공급받았습니다. 로마인들은 새로운 땅을 정복할 때마다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현재 프랑스의 주요 포도 산지인 론 밸리, 부르고뉴, 보르도, 루아 밸리, 상파뉴도 로마인들이 만든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로마제국은 와인 덕분에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결국은 와인 때문에 멸망했습니다. 야만족들도 와인을 좋아했지만 로마법은 이방인들에게 와인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결국 이것은 5세기경 로마 제국을 멸망으로 이끈 대규모 침략에 동기가 된 것입니다.
